취미/경제

(중국)주식 장기 투자에 대한 단상

살레시오 2015. 4. 21. 07:39

  한때 중국이 성장 가능성이 크니까 지금 유망주를 사서 10년 정도 묻어 두면 10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책들이 유행했었다. 대표적인 책이 나한테도 있는 이것인 것 같다.



  이런 종류의 책들을 읽어 보면 일견 그럴 듯 해 보여서 당장 빚이라도 내서 주식을 사고 싶을 지도 모른다. 하지만 주식 투자는 항상 위험 요인이 내재해 있다. (차트니 추세니 아무리 분석해서 오를 종목을 고른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. 주가는  초단타든 장기적인 관점에서든 random walk 그 자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임.) 그리고 아무리 종목을 잘 골라도 모든 종목이 다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절대로 무리이고 환상이다. 지금 아무리 유망해 보이는 종목들이더라도 당장 한 달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게 지극히 당연한 세상 이치인데 하물며 10년 후라니.


예를 들어서 생각해 보자. 이런 책에서 나름 유망하다는 종목 다섯 개를 골라서 200만원씩 사서 묻었다고 정말 단순하게 가정해 보자.


A주 - 200만원

B주 - 200만원

C주 - 200만원

D주 - 200만원

E주 - 200만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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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자 원금 1000만원


고르고 고른 종목이고 절대 망할리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만 다섯 개 골랐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바램일 뿐이다. 정말로 낙관적으로 가정해서 10년 후에는 이중 한 종목은 폭망, 두 종목은 현상 유지, 그리고 나머지 두 종목이 10배로 올랐다고 가정하자.


A주 - 0

B주 - 200만원

C주 - 200만원

D주 - 2000만원

E주 - 2000만원

----------------

총액 4400만원


10년만에 1000만원이 4400만원이 되었으니 성공적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. 이건 정말로 성공적으로 종목을 골랐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. 현실적으로는 이것들 중 두 종목이 폭망할지 세 종목이 폭망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. 절대 그럴일은 없다고 확실하겠지만 몇 년후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망할지 누가 알겠는가. 


  물가 상승율을 평균 3%로 잡는 다면 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10년 후 4400만원은 현재 돈 가치로 3240만원 정도이다. 이 정도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. 하지만 여기에는 다른 부수적인 손실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. 수수료나 환율은 차치하고서라도 만약 이런 투자를 실행에 옮겼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거기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여러 가지 시간적, 감정적인 손실을 보게 되어 있다. 이런 것까지 돈가치로 환산한다면 기대 수익은 더 떨어질 것이다.


  물론 요즘은 1000만원을 그대로 은행에 넣어 놓으면 손해를 보는 시대이다. 하지만 불확실한 (극단적으로 랜덤으로 움직이는) 주식으로 묻어 두고 거기에 온통 신경을 쓸 힘으로 보다 다른 생산적인 일에 자기의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 아닐까 싶다.


  예전에 어떤 전업 투자자(옵션 투자자였음)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옵션이라는게 하루 장중에도 거금이 왔다 갔다하니까 하루 종일 받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고 또 그렇게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투자해도 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확률은 낮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활을 유지하면서 그렇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설혹 큰 돈을 벌더라도 결국 중병에 걸릴 확률이 클 것이다.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?


  주식 투자는 시간 낭비, 돈 낭비이고 선물, 옵션은 정말 위험한 도박과 다를게 없다는 게 경험에서 습득한 개인적인 생각이다. 개인이라면 절대로 선물, 옵션 쪽은 호기심에라도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. 버젓이 그런 것을 권유해 주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가르쳐 주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궁금할 때가 많다.